어느덧 여름방학 시즌이 돌아왔습니다.

이미 방학동안 단기어학연수를 준비해서 출발예정인 분들도 있습니다. 또 어떤 분들은 출발을 앞두고 있을 시기입니다.

또 어떤 분들은 다음 겨울방학에 가기 위해서 여름 아르바이트를 계획하고 있을 수도 있을 것입니다.

요새는 휴학하고 가시는 분도 많지만, 여전히 방학 단기어학연수도 인기입니다.

인기 학교들은 이미 한학기 전에 마감이 되기도 합니다.

여기서 드는 의문은 방학 단기어학연수가 과연 효과가 있을까에 대한 것일 것입니다.

오늘은 단기어학연수에 대한 제 경험담을 적어보려고 합니다. 대학생 이상인 경우에 해당되는 글이지만, 중고등학생의 자녀를 둔 부모님들도 읽어보셔도 괜찮을 것입니다.


방학기간 동안 어학연수를 가는 경우, 4주나 6주 혹은 8주의 교육과정으로 가게 됩니다.

일년을 통째로 가는 것이 가장 효과적입니다. 하지만 짧게 밖에 다녀올 시간이나 금전적 여유가 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그럴 경우에는 그래도 최대한 길게 가는것을 권유드립니다.

비행기표값을 생각하면, 체류기간이 길수록 비행기표값에 대한 단위당 비용은 줄어들게 됩니다.

그리고 짧게 다녀오면, 나중에 더 길게 가면 배우고 올게 더 많을텐데 하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저는 총 3번의 어학연수를 다녀왔습니다.

대학교때는 미국의 수도인 워싱턴DC로 여름방학 단기어학연수를 다녀왔습니다. 그리고 성인이 된 이후에는 각각 약 3개월의 기간동안 중국으로 다녀왔습니다. 그래서 중국은 총 6개월 정도를 다녀왔습니다. 중국 어학연수에 대한 이야기는 앞선 글들을 읽어보시면 됩니다.

미국으로 갔을 때는 2개월 남짓되는 기간동안 다녀왔습니다. 수업은 8주였고 나머지는 놀다가 왔습니다.

8주도 저는 짧게 느껴졌습니다. 하지만 안 가는것 보다는 확실히 좋았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물론 가장 중요한 것은 가서 무엇을 하고, 어떤것을 배워왔냐 하는 것일 것입니다. 짧은 방학동안 배울수 있는 어학지식은 그렇게 많지 않습니다. 잠자는 시간과 먹는 시간등을 제외하고 공부만 하다 온다고 해도 엄청난 실력 향상은 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어학적 실력만을 상승시키려면 차라리 한국에서 공부하는것이 나을 수도 있습니다. 한국에서도 연수비용만큼 학원비에 돈을 쓴다면 어학적 지식은 많이 늘릴수 있을 것입니다.


연수를 가기 전에는 누구나 가서 열심히 공부해야겠다는 의욕에 불타오를 것입니다. 하지만 막상 현지에 도착하고 나면, 낯선곳에서 외로움부터 느끼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또 어떤 부류는 새로운 타지에 대한 모험심으로 수업은 뒤로 하고 열심히 놀러 다니기도 합니다. 또 어떤이들은 공부도 열심히 하고, 현지 외국인들과 열심히 교류를 하기도 합니다. 가고 나서는 뭐든 자기 자신의 의지에 달려 있습니다.

저도 대학교때 미국에 갔었는데, 저는 이때 학교에서 장학금을 받아서 갔었습니다. 요새는 교환학생 제도가 활발하지만, 당시에는 교환학생은 학교 전체에서 몇명 없었던 시절입니다. 우리 학교는 일찍부터 이런 제도를 도입한 편이었습니다. 덕분에 저는 운좋게 장학금으로 방학 단기연수를 갈 수 있었습니다. 물론 시험은 따로 보고 합격해서 갔습니다. 저는 가서 열심히 공부하겠다는 의지 자체는 별로 없었습니다. 수업도 자주 빠졌습니다. 당시에는 노는것이 너무 좋았던 시기였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제가 얻어온 것이 아주 없었던 것은 아닙니다. 수업에 들어가서 어느 정도 어학적 지식이나 미국에 대한 지식도 얻었습니다. 하지만 놀기 좋아하는 저는 한국인들끼리만 어울려놀지 않고 외국인들과 자주 교류했습니다. 제 성격의 장점은 친구를 잘 만드는 것입니다. 그래서 기숙사에 있던 다른 나라 친구들과 쉽게 친구가 되었습니다. 그때 어울렸던 외국인들은 대만인들과 일본인들이었습니다. 저는 일본어나 중국어를 할줄 몰랐고, 미국이었기 때문에 그들과 영어로 대화했습니다. 영어에 자연스럽게 노출되고, 영어로 말하기에 대해 생각하는 시간은 자연히 많아졌습니다.

또 저는 교포들과도 어울렸습니다. 제가 어울렸던 교포들은 교포 1.5세대였는데 한국말을 잘하는 사람도 있었고 못하는 사람도 있었습니다. 그래서 제가 한국인 언니들과 함께 같이 놀때는 한국말을 많이했지만 저 혼자 교포들과 어울릴 때는 영어로만 대화했습니다. 이때 좀 쑥스럽다는 생각에 말은 많이 하지 않고 듣기만 많이 했습니다. 이점은 나중에 돌아보니 좀 아쉬웠습니다. 틀리게 말한다고 발음이 좀 틀렸다고 죽지 않습니다. 활발하고 적극적인 성격은 언어를 배우는데 상당한 도움이 됩니다. 마구 들이대는 것이 언어를 배울때는 장점이 됩니다. 그래도 이때 듣기 공부를 참 많이 했습니다. 그리고 현지인들이 많이 쓰는 표현도 익혔습니다.

제가 갔을 때만 해도 한국인들끼리 영어 말할때 너무 굴려서 말하면 좀 쑥스러워하는 분위기였습니다. 하지만 굴리지 않으면 미국인들이 알아듣지를 못합니다. 버터를 잔뜩 발라주고 말해야 한다는 것을 배웠습니다.



중국어를 배울때도 마찬가지입니다. 현지인들은 틀리게 말하는 것을 잘 알아듣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발음이 중요합니다. 한국에서 학원선생님을 하고 있는 분들의 경우, 한국인들의 발음에 익숙합니다. 그래서 우리가 발음을 좀 틀리게 말해도 다 알아듣습니다. 하지만 외국인을 많이 접해보지 않은 현지인들은 발음이 다르면 알아듣지 못하는 경우가 대다수입니다. 이점이 어학연수의 장점입니다. 연수학원이나 학교의 선생님들도 어차피 외국인을 많이 상대하셨으므로 외국인들의 발음에 익숙합니다. 그래서 우리가 틀리게 말해도 알아들어주는 경우가 많습니다. 직접 겪어보면 발음이 중요하다는 걸 몸소 체험할수 있습니다.

예로 함께 연수를 갔던 언니 중에, 그 언니가 의상학과라서 나는 모델을 찾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런데 발음을 굴려 말했는데 마들이라고 했는데 현지인 언어파트너는 그걸 엄마를 찾고 있다고 오해한 일화가 있었습니다. 의상학과라고 앞에 힌트를 줬는데도 발음이 틀려서 잘못 알아들은 것입니다. 그리고 한 언니는 스타벅스에 가서 프라푸치노를 시켰는데 발음이 틀려서 종업원이 계속 못알아들은 사건도 있었습니다. 우리의 경우 외국인이 발음이 조금 틀려도 대충 알아들을수 있는데 외국인들은 그렇지 않은 경우가 참 많았습니다.


어학연수를 가게 되면 현지의 친구를 꼭 사귀어야 합니다. 아무리 기간이 짧아도 현지인 친구는 꼭 만드는 것이 좋습니다. 그래야 발음에 대한 부분을 각성할 수 있습니다. 현지인 친구를 사귀면 좋은점이 또 있습니다. 바로 세계를 보는 세계관이 넓어질수 있다는 것입니다. 저는 제가 나름 열린 사고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미국에서 친구들을 사귀어 보니 제가 참 보수적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미국인들의 개인적인 사고에 대해서도 많이 놀라기도 하고 배우기도 했습니다. 이런 부분들은 외국인 친구들을 현지에서 사귀면 느끼기 힘든 점일 것입니다. 한국에 와있는 외국인들의 경우 어느 정도 한국 문화에 익숙해져서 이런 것을 느끼기 힘든 경우도 많습니다.


앞에서 말씀드린 장점들은 자기가 직접 겪지 않으면 배우기 힘든 것일수 있습니다. 아직 젊고 시간이 있을때 다녀오기를 바랍니다. 요새 취업이 힘들다지만 언젠가 취업을 하고 돈을 벌면 그때 하지 못한것에 대한 아쉬움이 남습니다. 어학공부에 대한 열정이 있다면 그런 생각이 참 많이 들것입니다.

하지만 단지 토익이나 HSK시험을 위해서 단기어학연수를 가는것은 추천드리지 않습니다. 시험에 대한 언어공부는 한국학원 선생님들이 제일 잘 가르쳐줍니다. 한국의 학원 선생님들이 최신출제경향 분석도 열심히 합니다. 그에 따른 요령들도 빨리 캐치해서 알려줍니다. 유명한 학원 강사 수업만 방학을 이용해서 열심히 하면 어느 정도 목표점수에 도달할수 있습니다. 지방에 살고 있는 분이라면 인강을 들어도 좋고 아니면 방학동안만 서울에 올라와서 학원을 다니면 됩니다. 어학시험의 경우에는 최대한 목표시간을 짧게 잡고 공부하는 것이 좋습니다. 시간을 길게 잡으면 나중에 되려 느슨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추후에 어학시험에 대한 부분은 따로 포스트에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제가 어학연수를 추천드리는 분들은 다른 나라 다른 사람들을 경험하고 싶은 사람들이나, 어학공부를 자기가 진짜 해당 언어를 사용하고 싶어서 배우는 분들입니다. 저는 중국어를 배우고 싶어서 회사를 그만둔 후 늦은 나이에 중국 어학연수를 갔습니다. 학교가 아닌 학원으로 연수를 가서인지 의외로 나이 많은 분들이 많았습니다. 아쉬웠던 점은 한국인은 한 아주머니가 있었을 뿐 나이가 아주 많았던 분은 없었습니다. 한국인 아주머니는 관광가이드를 하던중에 중국인 가이드를 하려고 중국어가 필요해서 오신분이었습니다. 미국인인 아저씨가 한분 있었는데 멋지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또 일본인 할아버지 두분이 계셨는데 배움에는 나이가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나이 먹어서 드는 후회 중에 하나가 외국어를 더 배워둘걸 후회스럽다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글을 적다보니 어느덧 외국어를 왜 배워야 하는가에 대한 얘기로 흘러가는 느낌입니다.


끝으로 가장 강조드리는 것은, 연수는 가급적 길게 다녀오는것이 효과가 좋다는것입니다. 하지만 여건이 허락하지 않는다면 짧게라도 다녀오는 것이 도움이 된다는 생각입니다. 앞서 말씀드렸듯 어학연수의 목적에 따라 단기어학연수라도 가는것이 좋은지는 스스로 잘 판단해보시기 바랍니다. 다음에는 어학연수를 가서 주의해야할 부분 등에 대해 적어보려고 합니다. 방학 단기어학연수가 과연 효과가 있을까 고민하는 분이나, 목적에 대해 고민하는 분들에게 도움이 되는 글이 되었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