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에 소설 독일인의 사랑 (Deutsche Liebe)을 읽었습니다.

저는 독일 문학 작품을 많이 읽어 보진 않았지만, 막연히 독일에 대해서는 좋은 감정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이 책은 우연히 중고 서점에 갔다가 제목을 보고 이끌려 구입하게 되어 읽게 되었답니다.




책의 순서는 주인공의 첫 번째 회상에서 부터 일곱 번째 회상을 거쳐 마지막 회상에 이르는 8개의 회상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지은이 막스 뮐러 (Friedrich Max Muller)는 1832년에 태어나 1900년에 생을 마감한 작가입니다.

사실 작가라기 보다는 그는 언어학자였습니다.

그의 아버지는 슈베르트의 가곡 <아름다운 물방앗간의 아가씨>와 <겨울 나그네>의 노랫말을 지은 독일의 유명한 서정시인 빌헬름 뮐러랍니다.

언어학자였던 막스뮐러는 그의 생애 단 한권의 소설을 출간하였는데, <독일인의 사랑>이 바로 그 작품입니다.

그의 나이 33세에 출간한 작품이랍니다.

막스 뮐러는 언어학과 철학을 전공하였고, 이후 옥스포드에서 언어학 교수로 일을 하였습니다.



<독일인의 사랑> 줄거리

독일인의 사랑의 줄거리는 어찌 보면 굉장히 단순합니다.

주인공은 평민인데 후작의 딸(마리아)을 사랑하는 내용입니다.

후작의 딸은 어릴 때 부터 몸이 좋지 않아 항상 침대에 누워 생활하지만 고귀한 신분입니다.

결국 신분과 신체적 장애(?)를 뛰어넘는 숭고한 사랑을 보여주는데요.

우리가 최근에 접하는 신분적 차이를 뛰어넘는 사랑과는 많은 차이를 보여줍니다.

순도 100%의 깨끗하고 순수한 사랑이라고나 할까요?

그들의 사랑 방식은 우리가 요새 접하는 드라마에서와 같은 신분 차이를 보여주는 사랑 얘기가 아니랍니다.

그들의 대화는 철학과 종교, 그리고 예술을 두루 이야기하며 한차원 높은 수준을 보여줍니다.


마리아에게 어린 시절부터 사랑하는 감정을 느꼈고, 고등학생에 이르러서 다시 만난 그녀에게 고백하는 과정이 있는데, 이 과정에서 그의 순수한 마음을 느껴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누군가를 완벽히 사랑한다는 것, 그 자체를 보여주는 듯 합니다.


"

마리아, 어린아이에게 왜 태어났는지를 물어보십시오.

꽃에게 왜 피는지를 물어보십시오.

태양에게 왜 빛나는지를 물어보십시오.

난 당신을 사랑할 수 밖에 없기 때문에 당신을 사랑하는 겁니다.

"


그는 완벽하게 마리아가 그 자신이고, 그 자신이 마리아라고 생각합니다.

모든 기쁨의 원천과 삶의 이유가 그녀라고 생각합니다.


그의 마리아에 대한 사랑 고백 이후 마리아 역시 그를 사랑하는 것을 인정하고 나서, 처음이자 마지막 키스를 한 이후, 그것이 그들의 마지막 만남이 되게 됩니다.

그녀를 돌보던 주치의 선생님이 그에게 찾아와 반지를 전해주는데요.

의사 선생님이 마리아를 왜 그리 끔찍하게 아끼며 돌봐주었는지에 대한 이유도 마지막 회상 부분에서 나옵니다.

스포가 될 수 있어 아주 상세한 내용 까지는 적지 않겠습니다.



책에 간간이 나오는 삽화 또한 분위기가 굉장히 마음에 들었던 책입니다.


스토리는 어찌 보면 너무나 단순한데 왜 이작품이 칭송 받는 걸까요?

그것은 이 소설을 직접 읽어 보시면 이해하시게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들이 주고 받는 대화를 보면 당시의 철학, 종교, 문학, 예술을 엿볼 수 있습니다.

저도 이 부분들은 어려웠지만 그냥 이렇구나 하는 정도로 보고 넘어가도 됩니다.

(그들의 대화를 보면, 이건 거의 <알쓸신잡> 수준이다 싶더라고요.)

그리고 1800년대 낭만주의가 작품 안에 녹아들어 있답니다.

빌려서 보기 보다는 한 권 소장해서 가끔 한 번씩 다시 읽어보고 싶게 만드는 소설이었답니다.

끝은 슬프게도 마리아의 죽음으로 끝이 나지만, 영혼의 치유를 받은것 같은 느낌이 만드는 책이었습니다.


(↑표현이 굉장히 섬세하고 아름답기 때문에 스토리 보다는

스토리를 풀어가는 그 과정에 치중해서 직접 읽어보라고 추천 드리는 것입니다.)


책도 두껍지 않아서 한 두시간, 혹은 길게 잡아도 세 시간 정도면 완독이 가능한 책이니까 한 번쯤 읽어보셔도 좋을 거라 생각합니다.